내가 산 가방 보고 '돈 잘 버네, 밥 사라'는 동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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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. 그냥 어디다 말할 곳이 없어서 여기에라도 털어놓으려고 글 씁니다. 오늘 아침, 얼마 전부터 정말 갖고 싶었던 가방을 처음으로 메고 출근했습니다. 이 가방 하나 사려고 지난 몇 달 동안 달걀귀신이 되어서 점심에는 삶은 달걀, 저녁에는 간장 계란밥만 먹으면서 열심히 돈을 모았거든요. 큰맘 먹고 지른 거라 새 가방 메고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. 근데 직원 한 분(딱히 친하지는 않은)이 지나가다 제 가방을 보더니 이러는 겁니다. "어? 이거 진짜예요? 와~ 돈 잘 버시나 보네. 좋겠다! 밥 한 번 사요." "어휴 다 비슷비슷하잖아요. 몇 달 굶어서 겨우 샀어요. 아사 직전이에요 지금ㅎㅎ" 하면서 웃으며 넘겼지만 아니 왜 제가 밥을 사야 하는 걸까요. 제가 맘에 들어서 같이 밥 먹고 싶어서 그러신 건 아닌 것 같은데...?ㅎ 혹시 그런 거라면 그 역시 불쾌하고요. '와 몇달을 계란만 먹더니 이거 사려고 그랬구나! 축하해! 예쁘다!'는 칭찬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제 소비를 근거로 당연하다는 듯 무언가를 요구하는 태도에 기분이 확 상하더라고요. 친하지도 않고 친해도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. 졸지에 제 재정 상황을 해명하고 밥 약속을 잡아야 할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을 남기시다니... 찜찜한 기분 가방 보면서 털어내봅니다. 오늘 점심도 삶은 달걀 먹었는데 ㅠㅠㅠㅠ







